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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에 관한 한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
<안녕? 거꾸로여덟팔나비>는 나비의 일생을 담은 한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이다. 작고 까만 애벌레가 험난한 세상에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 한 마리의 거꾸로여덟팔나비가 되어 다시 알을 낳기까지의 과정을 한국적 다큐멘터리 형태를 차용한 다큐 동화로 담았다. 애벌레의 시선으로 바라본 동화와 그 동화 속 애벌레를 관찰하는 어린이 시선으로 바라본 관찰일기라는 다른 전혀 다른 시각으로 구성하여 차별성을 더했다.
왜 거꾸로여덟팔나비인가?
이 책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265종의 나비 가운데 날개에 여덟 팔(八)자의 흰 무늬를 가진 ‘거꾸로여덟팔나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친숙한 나비가 아니라 낯설기까지 한 거꾸로여덟팔나비를 선택한 까닭은 다른 여느 나비보다 날개가 특별히 화려하지도, 몸집이 커서 눈에 띄지도 않는 우리 이웃 같은 평범함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남보다 특별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외모나 성격, 가정환경 등을 남과 비교하며 자신에 대해 불만을 가지거나 남보다 못한 것을 원망하곤 한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아주 평범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모두 특별한 사람들이다. 그 누구도 내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한 마리 거꾸로여덟팔나비처럼 화려하지 않은 평범함 속에서 특별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주위와 어우러져서 살아갈 수 있는 멋진 날개를 달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곤충학자의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본 나비의 한살이
나비는 그가 가진 아름다운 날개로 인해 항상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는다. 하지만 나비가 그 신비롭고 오묘한 빛깔의 날개를 갖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지 그 과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알에서 태어나 애벌레가 되고, 다시 다섯 번의 허물을 벗은 후 죽은 것처럼 꼼짝도 하지 못하는 상태인 번데기를 거쳐야만 나비가 된다. 감당할 수 없는 고요함과 두려움을 이겨내야만 하나의 알은 비로소 나비가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대개의 알과 애벌레, 번데기는 기생벌과 같은 기생성 곤충들과 오목눈이, 곤줄박이 같은 새들의 먹이가 되고 만다. 100개의 알 중에서 두세 개만이 나비가 될 수 있을 뿐이다. 나비가 되어서도 길어야 열흘 정도만 나비로 지내다가 알을 낳고 죽고 만다.
<곤충의 사생활 엿보기>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곤충학자 김정환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곤충을 관찰해 왔으며, 최근에는 ‘KBS 환경스페셜’ 촬영을 애리조나 사막에서 마치고 돌아왔다. 이 세상에 후손이라는 생명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애벌레와 나비가 겪어야 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곤충학자의 오랜 경험과 진지한 눈을 통해 실감나게 담아 놓았다.
동화와 관찰일기가 접목된 독특한 구성
알에서 전혀 다른 몸체의 나비로 탈바꿈하는 과정의 신비함과 경이로움으로 인해 나비의 애벌레는 어린이 문학과 생태 도서의 단골 소재였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이라는 점도 그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 만큼 접근에서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이 책은 기존의 나비 이야기나 나비 생태 도서와는 차별을 꾀하기 위해 동화와 관찰일기를 접목한 구성을 택했다. 동화에서는 나비가 되기 위해 온몸으로 변화의 고통을 겪어내는 애벌레의 시각으로, 관찰일기에서는 동화에 등장하는 애벌레를 관찰하는 어린이의 시각으로 나비의 한살이를 알려준다. 특히 관찰일기에서는 어린이가 직접 애벌레를 관찰하면서 얻을 수 있는 사실적 지식뿐 아니라 책이나 인터넷 등을 참고해서 찾은 풍부한 생태 정보를 구어체의 문장과 주인공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독자들은 다른 형식의 동화와 관찰일기를 읽으며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생명의 소중함에 공감하며, 자신도 애벌레처럼 어려움을 이겨 내고 씩씩하게 자라는 용기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글과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수채화와 색연필화의 조화
또한 독특한 구성의 장점이 보다 잘 구현되도록 동화 부분과 관찰일기 부분의 그림에 차이를 두었다. 동화 부분은 따뜻한 느낌이 드는 수채화풍 그림으로 감동을 더하고, 관찰일기 부분은 마치 아이가 그린 것 같은 느낌의 색연필을 사용한 그림으로 생태적인 정보가 보다 쉽게 이해될 뿐 아니라, 친구가 기록한 관찰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 또한 동화와 관찰일기 모두 사실적 정보를 바탕으로 그림으로써 글과 함께 유기적으로 작용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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